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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채식주의자 본능대로 살면 망한다.

지난생각 2020. 8. 1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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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모든 책임에서 벗어난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이 책은 사회에서 많은 이슈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대략 어떤 얘기인지는 건너 건너 들었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읽기 전 한 꺼풀 색안경을 쓰기보다, 틀리던 다르던 혼자 느낄 수 있는 개인적 감상을 좋아한다.

 

그래서 처음 책을 읽을 때, 표지에 나와있는 작가 이력도 읽지 않는 편이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다. 그냥 읽어봤다. 다 읽은 후 내가 느낀 주제는 인간이 자연상태 즉 본성만 남는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것이었다.

 

 

채식주의자는 본능에 관한 이야기다

 

그때 그는 생각했다. 방법은 하나뿐인지도 모른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 욕망을 실현하는 것 뿐인지도 모른다. p94

 

주인공 영혜는 이상한 꿈을 꾼 이후로 육식을 멈춘다. 잘 모르겠지만 본인이 식물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그 꿈대로 살기로 했던거 같다.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속에서 누군가가 아닌, 꿈에 의해서 본능에 이끌리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

 

 

 

가족과의 자리에서, 남편의 직장 상사들과의 자리에서 어디에서도 영혜는 '자연의 나'가 중요했다. 햇빛을 받기 위해 옷을 벗고, 뿌리를 내리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기도 했다. 인간들이 만든 사회적 관계 속 틀에서 벗어나 본능대로 행동하는 것으로 보였다.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자유로워 보였다.

 

몽고반점의 의미

 

두 번째 챕터인 몽고반점도 본능에 대한 상징이 아닌가 싶다. 몽고반점은 갓난아기 때 생기고, 이후 성장할 때 없어지곤 한다. 하지만 영혜의 몽고반점은 성인 되서까지 남아있었다. 이것은 갓난 아기의 본능만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성인이 돼서도 몽고반점을 갖고 스스로 꾼 꿈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대로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영혜

 

그리고 그 몽고반점을 보고 마음속 욕구가 피어나는 사진작가. 이 사진작가도 본능을 상징하는 몽고반점을 보고 의무에서 벗어난 본능만 남은 인간이 된다. 가족간의 신의를 저버리고, 사회적인 관계에서도 해서는 안될 행동들을 하게 된다. 이 사진작가는 전에는 재미없는 밋밋한 선배로 묘사되지만, 영혜를 만난 후 광기의 사진작가로 묘사된다.

 

본능대로 살아간 인간의 최후

 

이 처럼 작가는 채식주의자를 통해 본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인간은 동물이기 때문에 본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한순간도 이 본능을 마음대로 펼치지 못한다. 책에서 묘사된 것처럼 본능대로 살았다간, 사회에서 매장되기 일수다.

 

 

본인의 의지와 판단으로 채식주의자?가 되길 판단했던 영혜는 정신병동 환자가 되었고, 형부는 친척을 범하고 가정을 파탄 내는 범죄자가 되었다. 

 

우리의 본능은 뭘 원할까?

 

책을 다 읽고 나서 그렇다면 나는 어떤 본능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그 본능은 얼마나 억눌려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모든 사회적 의무를 내려놓는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행동할까?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고 싶다. 영혜가 식물인간이 되었듯이 나는 인간 나무늘보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ㅋㅋ

 

 

얼마나 뭐가 하기 싫었으면 하고 싶은 게 가만히 누워있는 거지. 가끔은 자연 속에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싶나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단 한번도 사회에서 벗어나 보지 못해서, 이런 질문에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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