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참 투자에 관심이 있을 때,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다. 누군가 추천해주는 책을 찾아서 읽어보고 많이 사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에서 투자 관련해서 책 추천을 해달라는 요청이 오기도 한다. 사실 투자분야가 워낙 광범위해서 추천하기가 영 까다롭긴 하다. 누구에게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재테크 책이 필요하고, 누구에게는 자본주의의 역사에 관한 책이 필요하기도 하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에 앞서 읽어보면 좋을 책을 소개해보려 한다. 책들은 지금 책장에 꽂혀 있는 책 중에 골라봤다.
1. 피터린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주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피터 린치라는 이름을 안 들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 '마젤란 펀드'를 운용했으며 역사적인 성과를 냈다. 1977년부터 13년 동안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올렸고, 시장 평균 수익을 2배 이상 올린 월가의 전설이다. 이 책을 첫 번째로 꼽은 이유는 투자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먼저 읽어봤으면 해서다. 처음 마주했을 때 두꺼워서 겁이 날지도 모르지만, 도전하는 느낌으로 읽어 볼만하다. 특히 내용적으로 피터 린치는 발로 뛰는 투자를 강조하는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내용이 좋았다. 참고로 피터린치도 회사 근처에서 자주 먹던 던킨 도넛에 투자해서 큰돈을 벌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으로 투자를 친근하게 만드는 내용이 좋다. 참고로 비슷한 이유로 나는 스타벅스를 샀다!
2. 홍춘욱, <돈좀 굴려봅시다>
홍춘욱 박사는 최근 유튜브 활동도 활발히 하셔서 많은 투자 인사이트를 주고 있다. 주로 역사와 데이터를 근거로 투자 아이디어를 주고 있는 듯하다. 투자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기업을 먼저 보는 바텀업 투자와 거시적인 경제상황부터 보는 탑다운 투자. 이 책은 주로 탑다운 투자 방식에 대한 얘기가 많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인 구조와 인구구조에 따른 경제 이야기도 흥미롭다. 특히 모든 주장은 거시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얘기하며, 그 논리를 펴내는 과정이 흥미롭다. 탑다운 투자 관점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3. 앙드레 코스톨라니,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미국에 워렌버핏이 있다면 유럽에는 코스톨라니가 있다. 수십 년 동안 실전에서 뛰었으며 거기서 배운 투자철학을 전하고자 집필한 책이다. 주로 '돈에 대해 생각하는 기술'을 전달해 주고 있다. 본인이 직접 겪었던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투자 지혜를 전한다. 경제의 사이클을 아주 쉽게 설명해주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 이 책에서 등장한다. 주식책이라기보다는 투자 에세이에 가까우며 투자를 전혀 안 해본 사람이 읽어봐도 쉽게 접근해 볼 수 있는 책이다.
4. 워렌버핏,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
투자에 관심이 없어도 누구나 알고 있는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의 책이다. 사실 책을 집필한 것은 아니고,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전하는 주주서한을 모은 책이다. 무려 33년간의 주주서한을 모은 것이고, 투자에 관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얘기해준다. 중간중간 유머도 섞여있으며 이 책을 읽다 보면 워런 버핏은 유쾌한 사람이구나 느끼게 된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운영하며 느꼈던 일화들과 투자 철학이 쉬운 말로 적혀있다. 믿을 만한 CEO 고르기, 기업 지배구조 얘기, 기업평가부터 재무 구조까지 다방면에 투자 이야기를 전달한다.
추천을 했지만, 사실 투자라는게 정답이 없기 때문에 많이 읽어 보는게 답인거 같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본인과 어울리는 투자 철학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땐 누가 추천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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